1200년전 찬카이인 손에 그려진 문신 비교 : 백색광 아래에서 미라의 손 위에 있는 ‘덩굴’ 문신(좌), 미세한 선의 세부 묘사를 보여주는 LSF 이미지(우)(출처=PNAS 연구논문에 삽입된 사진)
[뉴스토마토 임삼진·서경주 객원기자] 타투(문신)는 5000년 이상 인류 문화 예술의 일부였습니다. 이 문화적 관행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유럽에서 아시아, 남미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륙의 사람들과 연관돼 있고, 다양한 디자인과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를 비롯, 알프스의 아이스맨 외치, 스키타이인의 파지리크 문화 등과 더불어 칠레와 페루 일대의 친초로 문화에서는 기원전 5000~3000년경에 문신이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가 발견된 바 있습니다.
문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바래고 번짐 현상이 나타나고, 미라의 경우 시신의 부패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져 원래의 예술 작품을 조사, 연구하는 데 어려움이 커집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이 문화 예술의 원래 모습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력이 지속되어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사용돼온 적외선 이미징(infrared imaging) 기법은 거의 보이지 않거나 전혀 보이지 않는 희미한 문신 흔적을 드러내는 데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면서 문신을 시각화하는 데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섬세한 디테일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레이저 자극 형광(Laser-stimulated fluorescence, LSF) 기법은 대상 물체 내부에서 나오는 형광을 사용해 이미지를 생성하기 때문에 문신을 방식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미국 과학진보재단(Foudation of Scientific Advancement)의 고생물학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토마스 케이(Thomas Kaye) 박사, 폴란드 크라쿠프 야겔론스키 대학 고고학과 유디다 봉(Judita B?k) 교수를 주축으로 하는 연구팀은 기원후 1000년부터 1400년대까지 번성했던 페루 찬카이 문명이 남긴 미라의 문신을 복원하고 그 과정과 방법을 지난 달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 PNAS에 발표했습니다.
잉카제국에 흡수된 찬카이 문명이 남긴 미라는 지금까지 1000여구가 발견됐습니다. 이들 미라 가운데 문신의 흔적이 있는 미라만 해도 수백 점에 달할 정도로 찬카이인들은 놀라운 문신 기술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문신들은 대부분 번지고 희미해졌습니다.
이번 문신 복원 연구 작업은 페루 후아초에 있는 호세 파우스티노 산체스 카리온 국립대학교의 아르투로 루이스 에스트라다 고고학 박물관(Arturo Ruiz Estrada Archaeological Museum)에 보관된 미라에 남아 있는 문신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미라들은 1981년 아르투로 루이스(Arturo Ruiz) 박사가 이끄는 팀이 페루 후아우라 계곡에 있는 세로 콜로라도 묘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문신을 복원하기 위해 100구 이상의 미라 피부에 레이저를 조사했습니다. 레이저는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형광을 강조하고 잉크는 검은색으로 남게 만들어 시간의 흐름과 미라 상태로 인해 발생한 잉크 번짐을 효과적으로 제거했습니다. 이 과정을 요약하면 보통 포토샵 같은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로 사진을 보정하는 과정에서 선명도를 높이는 것과 유사합니다.
실제로 연구팀을 문신의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균등화(equalization), 채도(saturation), 그리고 색상조화(color balance) 기법을 활용해 더 선명한 최종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미라화된 인체 유골에 있는 문신 연구에 LSF 기법을 최초로 적용한 결과, 적외선 이미징과 같은 기존 기법으로는 볼 수 없었던 섬세한 디테일이 드러났습니다. 0.1~0.2mm 너비의 선형 세부 사항은 각 잉크 점이 고도로 숙련된 손으로 의도적으로 배치되어 다양한 정교한 기하학적 및 동물 형상 패턴을 만들어냈음을 보여줍니다. 이 기법은 현대 문신 바늘보다 더 뾰족한 물체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선인장 가시나 날카롭게 갈아 만든 동물 뼈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페인 식민지 이전의 남아메리카에서는 타투(문신)가 널리 퍼진 예술 형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부를 보존한 채로 미라로 만든 인체 장식물로 대표되는데, 당시의 개인적·문화적 표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고대 찬카이 문명의 문신 예술가들은 선인장 가시나 날카롭게 다듬은 동물 뼈를 도구로 그을음, 진사(辰砂), 식물성 안료 같은 자연색소로 잉크를 만들어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문신을 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연구는 콜럼버스 이전 남미 지역의 예술 수준에 대한 추가적인 지식을 얻었고 고대 문신 연구의 방법을 개선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연구한 문신 작품의 세부 묘사와 정밀도는 관련 도자기, 직물, 암각화보다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찬카이 문명이 문신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시사합니다. 콜럼버스 이전의 페루에서 예술적 복잡성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이었음을 시사하며, 이 시기에 남아메리카에서 발견된 예술적 발전의 정도를 확장시켰습니다. LSF는 문신 분석의 범위를 확장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세부 수준을 높여 이 중요한 예술 형식에 대한 더 많은 통찰력을 얻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복잡한 문신은 모든 미라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문신이 특정 집단의 일부로 제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LSF 이미징은 문신 방법의 진화를 포함해 다른 고대 문신 연구를 통해 인간 예술 발전의 유사한 이정표를 밝혀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임삼진·서경주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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