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세계푸드, 10여년 만에 스무디킹 '철수' 결정…왜?
인수 후 지속적 영업손실에 "영속성 없다"판단
부진 점포 정리에도 상반기 영업이익률 1.96%
2024-09-26 06:00:00 2024-09-2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17: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신세계푸드(031440)가 내년 10월 스무디 전문점 '스무디킹'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180억원을 들여 인수를 단행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적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사업의 영속성이 없다는 판단 끝에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철수키로 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푸드가 '계륵'이던 스무디킹 사업을 접으면서 수익성이 기존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사진=스무디킹 홈페이지)
 
지난해 손상차손만 2억원 규모 기록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무디킹이 신세계푸드에 인수된 지 약 9년 만에 처음으로 4900만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부진 점포 정리와 인력 감축 등 경영효율화를 통한 효과로 매출액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1억) 대비 19.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푸드가 스무디킹을 계열사로 편입한 2015년 12월 이후부터 외형은 지속적으로 쪼그라들었다. 2016년 연간 매출액은 201억99백만원으로, 이듬해인 2017년 202억34백만원으로 소폭 성장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 169억원이던 매출액은 2019년 151억원, 2020년 125억원으로 줄어들다가 지난 2021년에는 82억원을 기록하며 1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어 2022년 67억원, 2023년 61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16년 8억원 손실에서 2020년 22억원까지 손실폭이 확대됐다가 올해 상반기 들어 4900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지속적인 외형감소와 영업이익 적자 등으로 지난해 스무디킹코리아에 대한 손상차손 인식 금액은 1억9906만원에 이르렀다. 손상차손이란 자산의 진부화 또는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인해 유·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중요하게 미달하게 되는 경우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 금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한 것을 의미한다. 앞서 신세계푸드의 자금 지원도 이어져왔다. 지난 2022년에는 운영자금을 명목으로 20억원을 유상증자 받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 철수가 신세계푸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하지만 스무디킹이 지난해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4%,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에 불과한 만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스무디킹 매장에 대한 비용처리도 변수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남아 있는 90여개 매장 가맹점주에게 업종 변경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으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상반기 말 기준 단기금융 상품을 포함한 신세계푸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890억원에 이르는 점과 46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등을 고려하면 재무적 대응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매장마다 처해 있는 상황이 달라 평균적인 지원책을 공개하긴 어렵다"라며 "개별적으로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남아 있는 매장 중 50여 곳이 숍인숍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에 치이며 매장수 감소세
 
스무디킹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명동에 1호점을 오픈하며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했다. 명동점은 이후 2005년 전 세계 스무디킹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같은 해에는 압구정점에 가맹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에 진출키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2015년 10월 스무디킹코리아에 대한 한국과 베트남 사업권을 인수, 같은 해 12월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후 꾸준한 점포 확대로 지난 2021년에는 국내 점포 수가 305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스무디킹은 경쟁력을 잃어갔다. 
 
초기 커피 음료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던 커피전문점이 커피 음료 이외에 다양한 음료 제품류를 판매하고 나서면서다. 국내 커피전문점의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약 9만5800여개로 전년(2022년)대비 2700여개 증가했다. 커피전문점의 포화·증가로 인해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감소하는 양상이다. 
 
특히 식품산업통계정보(FIS)가 지난 7월 발표한 국내 음료 시장 현황을 보면, 커피 판매 비중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스무디킹의 주력 제품인 과일채소음료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커피 판매 비중은 2020년 31.6%, 2021년 32.5%, 2022년 30.8%로 증감을 반복했다. 반면, 과일채소음료는 같은기간 9.3%, 8.7%, 8.2%로 지속 감소했다. 커피 판매 비중이 0.8%포인트 줄었을 때 과채음료는 1.1%포인트 감소했다. 
 
음료시장 경쟁 과열과 과채음료 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스무디킹의 매장수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21년 305개에 달했던 총 매장수는 2022년 266개, 지난해 169개, 올해 95개로 3분의 1이하로 줄었다. 가맹점수는 같은기간 297개에서 92개로, 직영점수는 같은 기간 8개에서 3개로 감소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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